하루시카 양조장 今西清兵衛商店
일본 나라현 나라시에 있는 하루시카 양조장은 메이지 17년(1884)에 설립된 유서 깊은 양조장입니다. 긴테츠나라역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나라에 방문하는 일본인 관광객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꼭 가봐야 하는 필수 명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양조장의 이름 '하루시카'는 사슴을 의미하는 단어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술을 좋아하는 1인으로써 방문 안 할 이유가 없겠죠?
초록색 스기타마가 걸려있네요. 매년 겨울 일본 전역의 사케 양조장을 보면 초록색 풀로 만들어진 구체가 달려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스기다마(杉玉)라고 합니다. 새로운 술을 만들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리고 갓 만들어 낸 사케가 준비되어있다는 신호입니다.
이 스기다마는 삼나무로 만드는데 계절이 지나며 스기다마는 말라서 생생한 녹색에서 짙은 갈색으로 변합니다. 이렇게 색깔이 변했다는 것은 사케가 1년 동안 숙성되어 더 부드러워졌다는 것을 의미하겠죠.
단돈 500엔으로 하루시카 양조장에서 만드는 여러 가지 사케를 맛볼 수 있습니다. 작든 크든 보통의 일본 양조장에서는 이렇게 500엔 정도로 시음할 수 있는 코너가 있습니다. 저같이 술 좋아하는 사람에겐 너무 좋은 문화죠 ㅎㅎ
키키자케(利き酒) : 시음. 주류의 품질을 감정, 평가하는 것
알고 계십니까?
나라는 니혼슈(일본술)의 발상지입니다
라고 적혀있네요. 아, 그러고 보니 일본 최초의 수도가 나라였습니다. 그렇군요 니혼슈가 나라에서 처음 시작된 것이군요 ㅎㅎ (다른 지역에서는 자기네가 먼저라고 할지도..?)
오호~ 500엔으로 키키자케(시음)를 하면 술잔 하나를 받아갈 수 있네요. 개인적으로는 초록색이나 파란색이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잔과 술을 팔고 있습니다. 나라의 상징인 사슴이 그려져 있는 오브젝트들이 기념품으로 아주 딱이네요
키키자케를 체험해보려 500엔을 지불했습니다. 자리가 다 차서 조금 기다리라고 하네요. 좀 더 둘러봅니다.
예쁜 잔이 너무 많습니다.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네요
사케 가챠도 있네요 ㅋㅋ 상품이 나쁘지 않은데요~
한참 구경하고 있는데 번호를 부릅니다
시음 (きき酒 키키자케)
착석!
앞에 계신 스태프분이 키키자케를 진행해 주셨습니다. 손님들은 생각보다 젊은 분도 많았고 여성분도 많았습니다. 서양인 관광객분도 있었네요 ㅎㅎ
총 5개의 사케를 맛보는 시음회입니다. 사케 시음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시음이 끝나고 나면 가장 좋았던 술을 종종 삽니다.
하루시카의 시음 사케 5종
- 純米超辛口 하루시카 준마이 초카라구치 (720ml 기준 1,561엔가량)
- 酒蔵まつり限定酒 양조장 마츠리 한정술 (720ml 기준 1,815엔가량)
- 鹿鳴 雄町 로쿠메이 준마이긴죠 (720ml 기준 1,650엔가량)
- 吟麗超辛口 음여 초카라쿠치 (720ml 기준 1,254엔가량)
- 封印酒 純米吟醸 봉인주 준마이긴죠 (720ml 기준 1,705엔가량)
영어로 된 메뉴판도 있고 스태프분이 최대한 설명해주려고 하시니 어렵지 않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맛있는 술은 언어를 초월하죠 🤣
1. 하루시카 준마이 초카라구치
첫 번째 포문을 여는 시케인만큼 하루시카를 대표하는 술을 주십니다. 일본은 지역마다 그 지역의 술(토속주)이 있는데, 나라의 지역 술이라고 하면 이 술이 대표되는 것 같습니다. 사케 특유의 향긋한 향이 좋고 목 넘김이 굉장히 부드럽습니다. 달콤하면서도 깔끔하네요. 일본어 카라구치는 드라이하다는 뜻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2. 양조장 마츠리 한정술
양조장에서만 파는 한정술이라 그런지 패키지가 귀엽네요 ㅋㅋ 첫 번째 사케 초카라구치에 비해 좀 더 가벼운 맛입니다. 복숭아인지 파인애플인지 과일향이 경쾌하게 퍼지네요. 이런 가벼운 술은 생선요리와 궁합이 좋은데 마침 일러스트도 생선을 먹고 있네요 ㅎㅎ
3. 로쿠메이 준마이긴죠
2019년 전국 사케 콘테스트에서 금상을 수상한 사케라고 합니다. 위의 두 술보다 신맛이 조금 더 강하네요. 하지만 단맛과 신맛의 조화가 적절하게 느껴집니다.
중간에 물을 마실지 물어보시네요. 입도 살짝 헹굴 겸 부탁했습니다. 세 가지 사케를 마셨습니다만 딱 와닿는 술은 아직 없네요. 세 개 중 꼽자면 드라이한 첫 번째가 제 취향인 듯합니다.
4. 하루시카 준마이긴죠 카라구치
첫 번째 술보다 더 드라이한 술입니다. 이 술은 2016,17 금상을 수상했다고 하네요. 부드러운 단맛과 향이 좋고 굉장히 깔끔합니다.
5. 봉인주 준마이긴죠
패키지가 익숙합니다. 우리나라의 나전칠기가 떠오르지 않나요 ㅎㅎ 맛을 봤는데 오.. 역시 주인공은 마지막에 나타나는 법인가요. 여기서 맛본 사케 중 가장 부드러우면서 달콤, 깔끔하고 향도 섬세하고 풍부합니다.
이 마지막 술을 마실 때엔 안주도 주시네요. 안주는 모두 나라의 츠케모노(야채절임, 짠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짜서 맛만 보고 말았습니다 ㅎㅎ
보너스. 스파클링 사케
엣, 끝난 줄 알았는데 웃으시며 슥- 한병 더 꺼내십니다.
보너스예요
생각 못한 보너스에 기분이 더 좋아지네요 ㅎㅎ 지금까지 여러 양조장을 가보았는데 이렇게 보너스로 한잔 더 주시는 곳은 처음이었습니다. 역시 니혼슈의 발상지는 다르네요 🤣 스파클링 사케는 처음 맛보는데 굉장히 상쾌하고 깔끔합니다. 톡 쏜다기보다 부드러운 탄산가스의 맛이 인상적입니다. 뉴욕에서 인기가 있다고 하네요 ㅎㅎ
시음회를 마치고 기념으로 술을 하나 사갈까 말까 고민합니다. 마음 같아선 몇 병 사고 싶지만 여행 중엔 짐이 되니 고민입니다 ㅎㅎ
사케 구매
준마이긴죠 후인슈(봉인주)
구매할 술을 골랐습니다. 시음할 때 5번째에 먹었던 나전칠기 패키지를 하고 있는 술입니다. 이름에 걸맞게 노란 봉투에 봉인되어 있습니다.
니혼슈는 직사광선에 방치하면 변색 가능성이 있고 특히 향이 안 좋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봉인주는 다른 사케보다 섬세한 향을 가지고 있어 이렇게 차광봉투에 넣었다고 하네요. 기능적인 면도 좋지만 노란 봉투와 빨간 끈이 술을 개봉할 때 기대감까지 주는 술이네요.
나전 칠기는 당나라에서 만들어져 우리나라로 수입되었는데, 일본도 마찬가지로 나라가 수도였던 나라시대 때 당나라로부터 수입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좋은 경험하고 잘 먹고 갑니다
술을 좋아하시는 분은 물론, 술을 좋아하지 않으시는 분도 재미있게 체험해볼 수 있는 양조장 하루시카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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